In LA We Fight 🖤🔥

트럼프, ICE, 그리고 제국의 방식에 저항하는 이민자들.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지키는 방식에 대하여

트럼프가 드디어 잠자는 사자같은 캘리포니아의 콧털을 건드렸어.

왜 건드리냐고 왜. 트럼프 당선된 후로 역겨움을 참으면서 간신히 조용히 살고 있었던 우리를 말야 😭

스태키들도 뉴스나 미디어 채널에서 지금 엘에이에 일어나고 있는 시위에 대해 들어보았을거야.

이 시위는 6월 6일 금요일 LA 패션디스트릭트의 의류 도매상과 홈디포(Home Depot)를 급습한 ICE가 44명을 체포하면서 일어나게 돼.

이 일, 우리와도 무관하지 않아.

그도 그럴게 LA 패션디스트릭트는 많은 한인들에게 ‘자바(jobber)’라고 불리며 LA한인 다이아스포라의 젖줄을 담당해온 곳이야.

나도 이민 초기에 이곳에 있는 청바지 도매에서 일한적 있어. 심지어는 어제도 이곳을 지나갔지.

다운타운 LA와 자바는 이민경제의 중심이라 할 수 있어.

그 정도로 여러 민족과 산업이 뒤엉켜있는 곳이야.

내가 전에 미국은 엘리베이터 점검표에 적혀있는 라스트네임만 봐도, 누가 시장인지, 누가 건물주인지, 누가 검침원인지 구별 가능하다고 했잖아?

자바도 마찬가지야. 자바 홀세일 시장에서 큰 이윤을 내는 사업가들은 보통 한국사람들이고 (Forever21도 여기서 시작함) 거기 창고나 노동을 담당하는 사람들은 주로 히스패닉, 그리고 건물주들은 보통 쥬이시야.

근데 그거 알아? 여기 일하는 한국사람들 중에서도 제대로 된 비자가 없는 사람들 많아.

그걸 끄나풀로 영주권 해준다며 직원을 부려먹는 악덕 사장도 있을 정도야.

하지만 이번 체포는 늘 그렇듯이 히스패닉만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어.

왜냐하면 트럼프의 목표는 이렇게 자기 voter들이 싫어하는 집단을 핍박하는것,

정확히 말하자면 이들을 ‘화나게 해서’ 스스로 자멸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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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여기서 캘리포니아/미국의 역사 한조각을 살펴보자.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유타, 네바다, 아리조나, 그리고 콜로라도 일부는 원래 멕시코땅이었어.

몇백년동안 멕시코인들이 살며 일구어놓은 이 땅은 엄밀히 말하면 멕시코가 스페인의 지배하에 있었기 때문에 스페인령이었지.

멕시코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지 불과 20년도 지나지 않았을 시점,

유러피언계 미국인들이 제멋대로 멕시코땅에 들어와 텍사스 공화국을 선언하고 멕시코와 긴장관계를 조성하게 돼.

멕시코가 이를 침략으로 간주하자 미국은 일방적으로 리오그란데 강을 국경으로 선언하지.

그런데 그 지역은 원래 멕시코 땅이었어. 미국은 혼란이 일부러 논란이 있는 땅에 군대를 먼저 보내.

멕시코군이 이게 반격하자, 미국은 이를 빌미로 전쟁을 선포하고 멕시코 땅을 차지해.

그리고 이 과달루페 전쟁의 결과가 바로 이달고 조약이야.

전쟁을 끝내는 걸 빌미로 캘리포니아 남부, 텍사스와 아리조나 일대를 1천5백만불이라는 헐값에 넘기는 내용의 조약이지.

여러분, 여기서 뭔가 기시감들지않아?

우리나라가 을사조약을 맺게된 계기가 뭐야, 일본이 미국과 영국을 조종해서 우리나라를 정치적으로 고립시킨게 먼저잖아.

그리고는 ‘협상’이라는 이름으로 군대를 끌고와 협박하면서 왕이 참여하지도 않은 조약문으로 나라를 강탈한거잖아.

이게 바로 전형적인 강대국들의 식민지배 방식이야.

제국주의가 처음부터 군대끌고와서 깽판치는거라고 생각하면 안돼.

근현대 사회에서 제국주의의 식민지배는 무조건 ‘합법적으로’, ‘명분있게’ 이루어져.

깡패집단이라고 해도 싸울려면 명분이 필요한게 이 세상이야.

강대국이 ‘우리는 뫄뫄해서 이들의 땅을 지배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 그 뒷면에는 반드시 이런 내막이 있다고 보면돼.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크림반도 핑계를 대면서 침략한것과 같이 말이야.

트럼프가 갑자기 ICE raid를 시작한것도 이렇게 사람들을 ‘분노시키고’ 강렬한 반응을 이끌어내기위한것일 가능성이 커.

특히 평화로웠던 시위에 갑자기 내서널 가드를 투입해 상황을 악화시킨걸 보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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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마찬가지로, 땅에는 주인의 이름이 붙어있지 않아.

과달루페 전쟁에서 패한 멕시코인들은 남부 캘리포니아 비옥한 땅에 몇백년동안 쌓아놨던 농업 인프라를 남겨놓고 떠날 수밖에 없었어.

그게 지금 일년에 540억불 ($54 billon)의 수익을 올리는 캘리포니아의 농업사업이야.

캘리포니아에서 경작되는 재배물들은 미국 전체를 먹여살리고있어.

이 농경사업에서 일하는 노동력의 대다수를 차지하는게 멕시코계 이민자들이야.

이중 절반 정도는 서류가 없을거라고 보고있어¹.

여러분, 이달고 조약이랑 을사조약이랑 고작 50년 남짓 차이야.

우리가 우리땅을 반쪽이나마 다시 찾은것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쓸리며 생긴 요행에 불과해.

지금도 캘리포니아땅에 불체자로 살고있는 멕시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일례로 재일 한국인들을 한번 떠올려줘.

대부분이 강제로 이주당하고도 몇 세대동안 일본국적을 취득하지 않은 사람들을 말이야.

이렇게 인간과 땅, 그리고 인간들이 땅에 심는 생활의 관계는 끈끈하고도 근원적이야.

고작 하루아침에 연결하거나 끊을 수 없어.

정치적인 이유로 사람들 들어와라 나가라 하는건 정말 오만하고 현실감없는 짓이야.

그렇기 때문에 캘리포니아는 공식/비공식적으로 큰 부분, ‘회색경제’에 의존하고 있어.

회색경제란 완전히 합법은 아니지만 편의상, 그리고 맥락상 주정부에서 허가하는 경제활동을 말해.

내가 언급한 농업, 그리고 미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 일하는 사람들 중 멕시코 내지 중남미에서 온 사람들이 정말 많아.

이들은 본토 사람들이 힘들어서 피하는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대부분 법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하거나, 부당한 대우에 비일비재하게 노출돼.

이들이 연간 약 8.5억 달러의 세금을 주·지방에 납부하고 캘리포니아 GDP의 4.9%에 달하는 1,510억 달러를 생산해²

이런 경제활동을 인정해주지 않고 주정부가 ‘회색지대’라 부르며 눈감아주는 동안, 실제 경제는 이들의 노동으로 돌아가고 있어.

8.5B, not 85B

말로는 회색경제지만 실제로는 적합한 절차를 밟아 일할 수 없는 사람들을 이용해 싼값에 노동력을 얻는거지.

멕시코등 중남미일대 사람들은 자국 정부의 기나긴 무능력과 폭력, 긴 식민지배,

그리고 미국내 신분의 불리함으로 인해 머리를 숙이고 불만을 말하지 않고 일하는것이 거의 관성처럼 된 사람들이 많아.

이들 대다수는 가정을 꾸리고 열심히 일하는 평범한 사람들이야.

히스패닉들은 정서상 가족을 우리나라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해.

늘 불안한 상태에 있는 이들에게는 가족의 안녕과 평화를 지키는 것이 급선무야.

실제로 히스패닉들과 어울려 살게되면 이들이 백인들보다 훨씬 street smart하고 문제를 덜 일으킨다는걸 알게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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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들이 왜 ‘위험한 이방인’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느냐.

이것도 미디어의 이미지 영향이 커.

여러분이 주지해야될 게 미국에서 백인들은 자신의 것이 아닌 땅을 억지로 빼앗아 지배하는 민족이야.

이걸 이들도 알고있어. 한마디로 지배의 정당성이 없는 리더야.

그래서 이들의 정신세계는 한없이 insecure하고 불안해.

미국 백인들은 늘 누가 자기들을 탓할까 전전긍긍하고, 이런 책임을 피하기 위해 지레 다른 민족과 집단으로 악의 화살을 돌려.

그러면서 자기들을 ‘구원자’, 혹은 ‘정의의 편’으로 묘사하는거지.

흑인 인권문제가 대두되자 대놓고 미디어에서 흑인을 악당으로 묘사할 수 없게 되었어.

이들이 다음으로 그 화살을 돌린게 바로 히스패닉이야.

남자는 총든 갱스터, 카르텔, 강간범으로 많이 묘사되고 여자는 섹시하지만 위험하고 crazy한 요부로 자주 묘사되지.

이것도 우리에게 기시감 쩌는 아주 익숙한 수법이야. 얘들이 머리가 좋은것 같아도 패턴이 얼마 없어.

백인 미디어에서 동양인인 우리가 남자는 악당 아니면 배알도 없는 찐따,

여자는 과잉성욕에 점철된 작고 귀여운 섹스토이같이 묘사되는것과 맥락을 같이해.

실제로 FBI가 발표한 체포데이터에서 히스패닉의 비중은 18.8%로, 미국내 히스패닉 인구 비중인 18.7%과 거의 정확히 일치해.³

거기다 ‘히스패닉’을 일컫는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걸 감안하면 이보다 적을지도 모르는 숫자야.

트럼프가 이렇게 히스패닉을 걸고넘어지며 애꿎게 가만히 있는 캘리포니아를 공격하는건 자기한테 투표한 유권자들 때문이야.

트럼프도 그렇고 미국 극우파들은 원래 캘리포니아를 미워해.

이건 정말 어느 나라, 어느 분야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야.

자기가 고개를 숙이고 답답하게 규칙 지켜가면서 살아서,

자유롭게 살면서 돈도 벌고 행복한 사람들을 보면 괜히 수틀려서 꼬투리잡고 미워하고 하는거야.

그리고 LA는 이민, 기후, 복지정책 등 민주당적 정책의 실험장이야.

그런데 LA가 혼란한 도시라는 이미지를 만들면 캘리포니아 전체의 민주당 정치적 리더십을 무능하게 보이게 할 수 있어.

그래서 공화당 입장에서는 캘리포니아에 타격을 줄수록 효과가 크고,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데 이상적이지.

실제로 코로나 시절 트럼프 1기때도 트럼프는 캘리포니아의 방역정책(마스크 쓰고 백신맞는것)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약을 올렸어.

특히 조지 플로이드가 공권력에의해 살해당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LA내 시민들의 반정권의식이 극에 달하게 돼.

LA는 미국에서 가장 인종이 다양한 도시야.

그 시너지가 일으키는 반향은 엄청났고 도시 전역에서 일어나는 시위를 FOX등의 보수 미디어는 ‘폭동’이라고 보도하게 돼.

창의력 없는 트럼프, 이번에도 똑같은 패턴으로 공격해오고 있어.

트럼프는 평화롭게 시위하는 사람들 사이에 어제 내셔널 가드 300명을 투입했고, 그로인해 흥분한 군중이 폭주하기 시작하자 오늘 1000명의 해병대를 보낸거야.

이건 Black Lives Matter때와, 다른 평화로운 시위를 정부가 악화시킨 경우, 아니, 그보다 제국주의가 식민지배를 하는 패턴과 정확히 일치해.

그래서 개빈 뉴썸과 멕시코 대통령이 진정하고 폭력적으로 대응하지 말라는거임.

눈앞에서 아버지가 잡혀가고 봉으로 얻어맞고 고무총탄을 쏘고 이러면서 도발하는데 그 바로 앞에서 비폭력적으로 시위하라는거야.

결국 시위는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고 어제와 같은 폭력사태가 일어나게 되었어.

mattighido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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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지도자면 이런 사태에 가슴아파하고 얼른 평화적으로 끝내려고 노력할거야.

하지만 트럼프는 이런 사태를 정확히 예상했기 때문에 추가 병력을 동원하며

우리의 보호본능을 도발하며 상태를 악화시키려 하는거야.

이렇게 LA를 거의 끄나풀처럼 선동의 재료로 쓰는건 말하자면 여기가 ‘백인 지역이 아닌데 부유한’ 거의 유일한 지역이기 때문이야.

캘리포니아는 뉴욕같은곳이 아니야.

인프라가 파이낸스로 이루어진 얌전하고 집고양이같은 뉴욕에 비해

서부는 사람들이 맨손/맨발(과 총…)로 개척한 지역이고 거기에 대한 자부심도 강해.

동부의 연방정부와 백악관은 흑인과 히스패닉 인구가 압도적으로 많은 LA라는 도시를 이해도 못하고 지배도 할 수 없어.

난 자기도 엘에이 살면서 불체자는 법을 여겼으니 잡아가야지…이런 제도성애자같은 속편한 소리를 또 하고있는 한국인들을 보면 그렇게 무식해서 애는 잘 키울 수 있을까 의문스러워.

법이라고 백인들만 잔뜩 모여서 지들끼리 만들고 사인한게 이 땅에 수백년전부터 살던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어?

심지어 권리주장도 하지 않고 음지에 사는 농사요정들처럼 조용히 가족을 일구며 사는 사람들이 그들에게 무슨 잘못을했지?

오히려 이렇게 한 지역 전체가 회색경제로 돌아가고 있다면 이들에게 합법적인 신분을 주는 길을 고민해봐야 하는거 아니야?

이렇게 자신의 정치적 야욕으로 인간들의 생활의 터전을 이용하는것 정말 용서할 수 없는 일이야.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있는 한 LA에 평화는 있을 수 없어.

트럼프는 엘에이에 있어 정말 쳐부숴야할 우주의 악마 알렉터같은 존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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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트럼프는 추가 병력을 보내고 주지사를 체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있어.

하지만 그는 이길 수 없어. 그에게는 ‘생활’이 없어.

이 주의 생명력, 경제, 문화 그리고 흐름은 이민자를 빼고는 생각할 수 없어.

다 우리가 일구어놓은 곳이야. 우린 질 수 없어.

난 엘에이에 사는게 자랑스러워.

Fox같은 보수 미디어들은 LA를 ‘이민자들 때문에 망한 나라’로 그리고있어.

하지만 엘에이는 이민자들이 맨손으로 바닥부터 이루어놓고, 단지 평화로운 생활과 가족들, 아름다운 자연을 보상으로 여기며 살아가는 도시야.

이런 문화가 없었더라면 엘에이만의 특이한 사회를 보는 관점도 없었을테고 그렇다면 헐리우드도 존재하지 않았을거야.

이런 도시를 이제 키워놓았으니까 백인땅으로 만들려는 심보는 그들이 미대륙 원주민들을 범했을때와 똑같고, 반성도 없어.

우린 이런 정체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계속 싸울거야. 여긴 우리땅이고, 누구도 침범할 수 없어.

뉴스나 소셜미디어가 자극적인 내용만을 반복해서 올리기 때문에, 한국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도 ‘엘에이 불법체류자들이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시위를 한다’는 서사만 받아들이게 되는것 같아 너무 안타까워.

부디 이런 관점도 있다는걸 많이 퍼뜨려줘. 그리고 이 도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조할 것이라는걸…

오늘도 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 하, 이렇게 임금님귀 당나귀귀 할 데가 있는게 나한테 얼마나 위안이 되는지…너희들은 정말 모를거야 😭😭

사랑하는 스태키들…이번 사태를 어떻게 보았는지 그리고 내 글에 동조/반대하는 의견이 있다면 알려줘.

다음 시간에 또 재미있는 주제로 찾아올게…안녕

XOX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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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ikipedia-California Assembly Bill 1066

2. Fast Company- California’s economy depends on undocumented immigrants—to the tune of $151 billion

California Lutheran University- Conference Explores Challenges and Economic Impact of Undocumented Immigrants in California

Cal Budget Center-New Study: Undocumented Immigrants Contribute $8.5 Billion in California Taxes a Year

3. 2019 Crime in the United States, ucr.fbi.g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