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지금까지 우리가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헌트릭스라는 현대형 한국 마법소녀의 데뷰를 축하하며
미하엘 엔데의 <모모>를 통해 마법소녀의 성장과정에 대해서 살펴보았잖아.
내가 지난 편에도 피를 토하며 주장했듯,
여자 영웅의 서사는 눈을 씻고 찾아야 한두개 있을까 말까 하지만
남자가 주인공인 완성도 높은 오리진 스토리는 정말 여러개가 있어.
🌟 영웅으로 선택받은 남자아이들
지저스 크라이스트와 모하메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선택받은자’ 서사의 주인공은 언제나 남자야.
‘우리가 이렇게 긴 세월 이어오면서 완벽한 남자아이 하나가 안 태어날 수가 없다.
언젠가는 태어나리라!
그 때가 되면 우리는 수탈과 모든 고통에서 영원히 해방되리라.’
이렇게 수세기씩 기다리는게 이 ‘선택받은자’서사의 특징이야.1
그리고 이 ‘선택받은 남자아이’는
“내가 선택을 받았다고? 도대체 왜…그리고 어떻게…난…난 이렇게나 불완전한 존재인데?
웁스, 지금도 봐. 실수를 저질렀잖아! 난 역시 선택받은자가 될 자격이 없어…”
이러고 똥싸는걸 주변사람들이 몇 년씩이나 치워주고, 권력자들이 와서 설득해.
“우리는 자네의 힘이 꼭 필요하네. 꼭 힘을 내주기 바라네.”



여자 스태키들,
살면서 누군가 자기의 능력이 꼭 필요하다고 끈질기게 와서 높은 자리를 제안한 적 있어?
내가 여자라는것, 쬠지가 있어서 애를 낳을 수 있다는 것 이외에,
내가 나이므로써 꼭 필요한 자리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나 감히 해봤냐고…
남자는 자라면서 몇 번씩이나 이런 영웅서사를 보고
자기를 그 영웅의 자리에 놓고 상상할 수 있는 특권을 누려.
그리고 이 이야기의 결론은 이거지.
“이 완벽한 자를 봐라. 그도 이렇게 고뇌한다.”
<듄>,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심지어 메이플 스토리도 죄다 이런 얘기야.
미국애들이 사족을 못쓰는것이 슈퍼히어로, 즉 이런 영웅서사들이야.
여자들이 무슨무슨 공주 영화를 보면서
‘난 시집가기 전까지만 내 서사가 있는거야’라는 메세지를 반복해서 주입받듯,
남자아이들은 배트맨, 슈퍼맨에 빙의해서 태어나길 븅신이라도 세상을 구하는 꿈을 꾸게 돼.
슈퍼히어로나 환타지 서사를 주입받고 자라는 백인 남자들은
메인 스트림 책이나 영화를 만들때도 이런 서사를 반복해.
내가 생각하기에 그 대표적인 감독이 크리스토퍼 놀란이야.
이 남자 영화의 테마는 그냥 한마디로
"너무나 천재인 나, 주변 사람들이 이해를 못해줘서 괴롭지만 어디한번 세계를 구해볼까?”야.
<오펜하이머>를 요약해볼까?
“이런…실수로 지구를 한방에 날려버릴 발명품을 만들고 말았네?
역시, 저주받은 (백인 남자인)나의 천재성…보통 사람은 이런 느낌을 알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