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일요일이라 인앤아웃이나 먹고 쉴까 했지만,
갑자기 신새벽에 한국사람들이 얼마나 사랑을 얕보고 있는가를 리마인드해주는 에피소드가 생겨서, 나가기 전에 한자 적게 되었다.
한국사람들은 ‘사랑’을 담보로 무슨 거래를 해보려는 경향이 강한 것 같은데, 사랑은 너같은 거한테 포로처럼 잡혀서 협상을 당해줄 그런 존재가 아니다.
서양이 ‘사랑’✝️에 올인 베팅을 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승승장구하며 세계를 지배해온 거란 말이다.
그 이유가 뭐야, 크다 이거야. 사랑을 느껴봤는데 너무나 크다. 내가 평생 해왔던 생각보다 배나 큰 것같다.
전체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이해할 수 없을만큼 크고 깊다. 신인가보다. 부디 나를 종으로 쓰시옵소서, 하고 시작된게 기독교고.
뒷산 나무부터 시작해서 온갖 잡다한 것이 나보다 크다고 해서 자연을 믿는게 동양의 원시종교고.
중국이랑 러시아가 이걸 무시하고 규칙과 통제만을 내세우다 세계의 주도권을 쥐지 못했다.
인류로서 우리는 아직까지 사랑보다 강력한 에너지의 원천을 찾지 못했다.
🏯 동방의 신성모독
동양은 서양이 자신의 문화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종종 불평한다. 멋대로 우리의 땅에 와서 우리들에게 신성한 것을 지켜주지 않는다고 말이다.
서양의 관광객들이 와서 신성한 물건이나 행사, 혹은 기물이나 사람을 함부로 다룬다고 한다.
모두 정당하고 맞는 말이다. 하지만 서양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사랑을 무슨 슬라임처럼 자기 멋대로 다루고 조건을 걸며 협상에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야말로 엄청난 모욕이다.
서양은 신성한 영역에 있어 많은것을 클레임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신’이라는 개념을 들이대면 비논리, 비과학적으로 보일까봐 걱정할 정도이다.
다만 이들은 ‘사람’과 ‘사랑’을 신으로 모시는 존재들이다. ‘사랑’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취약하다. 나의 약점을 포함해 거짓없는 나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신뢰가 시작되고 바로 그곳에 사랑을 쌓아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에도 여러가지 개념이 있지만 서양에는 이 여러 사랑이라는 감정을 캔디처럼 뜯고 깨물고 씹고 맛보며 만족스러워하는 문화권이 정말 많이 있다.
동양에서는 종종 인권을 유린하고 사랑을 관계에 꿰어맞추고 꼭두각시처럼 구속시키며 인간과 사랑이라는 존재 자체를 비웃는다. 이러면 사랑을 믿고 있었던 사람은 꼴이 우스워진다.
마치 존재의 무의미함을 들먹이며 세상을 비웃는 매드 사이언티스트 앞에서 사랑같은 얘기나 하고 있는 원시인처럼 말이다.
이렇게 자신들의 존재 근원 자체를 비웃고 깨부숴버리는 동방의 수법에 서양은 수세기동안 참을성있게 대응해왔다.1
사랑을 공공연하게 통제, 협상, 거래, 의무의 도구처럼 다루는 나라는 여자도 우습게 여긴다.
마치 성스러운 제사 도구를 함부로 만지는 것처럼.
✝️ 사랑은 신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사랑으로 장난을 칠 수 있다고 믿는 이유는 주로 결혼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사랑이 신이라면 결혼은 계약서다.
사랑과 섹스는 사촌 지간이고, 결혼은 번식과 사촌지간이다.
그리고 섹스와 번식은 부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