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케이팝 데몬헌터스>의 열기가 정말 뜨거워.


체감상으로는 확실히 미국과 한국 모두,
<오징어게임>보다 이 작품에 쏟아지는 관심과 반응이 뜨거운것 같아.
이 작품의 성공은 우리 사회, 특히 한국 여성들에 있어 너무나 상징적인 일이야.
참고로 이 이야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볼 예정인 스태키들은 시청하고 나서 읽기를 권장할게!
케데헌은 루미, 조이, 미라, 세명의 한국소녀들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야.
오랫동안 귀신과 마귀에 시달려왔던 한반도의 넋을 달래고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세명의 여자들이 대대로 해왔던 일-노래부르고 춤추며
혼문을 지키는 임무를 지닌 여자아이들이야.
바로 이 부분에서 내 울음보가 터지기 시작했어 ㅠㅠㅠ
우리 케이팝의 스피릿을 이보다 더 간결하고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겠니 ㅠㅠ
맞아, 우리는 지리적으로 ㅈ같이 위치한 죄로 수천년동안 수탈과 침략에 시달려온 민족이야.
늘 전쟁, 아니면 ㅈ같은 나라님으로 핍박받고 있던 우리를
구해준건 장군님도 아니고 임금님도 아니었어.
없는 살림에도 동네방네에서 벌어지던 잔치, 놀이판,
거기서 하영 아낌없이 쏟아져 나오던 음악, 꽹과리, 북소리,
자리를 박차고 할머니도 할아버지도 덩실덩실 흥겹게 춤추는,
한국인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정형할 수 없는, 그런 ‘기'같은 것이야.
한국사람이라는 것은 이 기운을 지니고 태어난다는것과 같아.
지금의 케이팝 형태를 정형한 것은 서태지이지만,
그 음악적 뿌리는 사실 훨씬 더 길고 깊어.
서태지는 시나위라는 밴드의 베이시스트였어.
아무리 청소년들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이 ‘시나위’라는 타이틀이 없었으면 그가 방송국 문을 뚫기는 힘들었을거야.
보이그룹, 걸그룹을 미국에서는 보이밴드, 걸밴드라고해.
이 ‘밴드’라는 것 자체가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전쟁이 끝나면서,
남한에 주둔하게 된 미국들을 엔터테인하기 위해
미국부대 옆에 지어진 술집과 펍으로부터 시작했어.
여기서 밴드들은 롹, 블루스, 쏘울의 본고장에서 온 손님들의 까다로운 음악 취향에 맞추기 위해
악기와 음악, 무대 연출을 배우고 우리 식으로 제작해서 팔기 시작했어.
그 때 ‘쇼밴드’라고 불렸던 키보이스, 희자매, 사월과 오월,
이남이와 Sound, 윤형주·송창식·김세환(세시봉 라인), 이런 사람들이
현재 흑인 음악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 팝음악의 기반이 된거야.
그 당시 미국이 주둔하던 나라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야.
하지만 모든 나라에서 미국음악을 받아들이고 자기것으로 만든건 아니야.
우리가 이 분야에서 특출난건 타고난 ‘흥’때문이야.
우리가 흑인과 백인 아티스트를 목소리와 몸짓만 보고 금방 구분할 수 있는것처럼
‘흥’이란것은 타고난 민족적 느낌이고 주변의 바이브와 함께 그루브할 수 있는 능력이야.